공생발전형 소프트웨어(SW) 생태계 구축 전략으로 공공 정보화 사업에 대기업 참여가 제한되면서 사업 부실을 막기 위해 프로젝트관리조직(PMO) 제도화가 추진되고 있다. PMO는 제3자의 입장에서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따라서 프로젝트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고 리스크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국내 IT시장에서 최근처럼 PMO가 많이 회자됐던 적도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기업들은 PMO를 조언을 해주는 조직이나 책임 회피용 수단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제안요청서(RFP) 작성 조직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PMO를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프로젝트의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PMO가 전체 프로젝트의 `조율사` 역할을 해 효율성을 극대화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기업들은 일찍부터 PMO의 중요성을 깨닫고 PMO를 프로젝트의 중요 요소로 활용하고 있다. 해외 대기업의 60%가 상시 PMO를 운영 중이라는 2010년 미국 프로젝트관리조직협회(PMI) 조사 결과는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해외 기업들은 국내 기업처럼 주요 프로젝트가 있을 때만 일시적으로 PMO를 운영하지는 않는다. 평상시에도 기업 조직의 하나로 PMO를 운영하며 프로젝트 조율을 비롯한 다양한 역할을 맡기고 있다.

◇PMO는 조직 전체 성과에 영향=미국 프로젝트관리 전문 회사인 `PM솔루션`은 최근 `PMO 현황 2012(State of the PMO 2012)`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해외 기업들의 PMO 운영 현황을 조사했다. 총 554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는 PMO 책임자, 프로젝트 매니저(PM), PMO 조직원들이 참여했다. 주요 조사 내용은 △회사가 PMO를 운영 중인지 여부와 그 기간 △PMO가 수행하는 기능 △PMO 인력 수 △PMO가 직면한 도전사항 △PMO가 제공하는 가치 등이다.

조사에 참여한 기업들은 현재까지 평균 3년 정도 PMO를 운영하고 있었다. 한해 PMO 운영 예산은 평균 50만달러로 전체 프로젝트 예산의 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PMO는 평균 7명으로 구성되며 PMO 조직원들의 프로젝트 관리 경험은 평균 10년이었다. 이들은 1년에 평균 5일 PMO 교육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PMO는 조직 내 교육에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의 55%에서 프로젝트 관리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 형태로는 프로젝트 관리 기초(84%), 프로젝트 관리 관련 소프트웨어 교육(57%), 프로젝트 관리 기술 개발(42%), 비즈니스 기술 훈련(36%) 등이 있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현재 PMO를 운영 중인 회사는 87%에 달했다. 2000년 조사 당시 48%였던 이 수치는 2006년 77%, 2010년 84%로 계속 증가해왔다. 이는 기업에서 PMO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PMO의 가치를 묻는 질문(복수 응답)에 응답자의 30%가 PMOI는 프로젝트 실패율을 줄여준다고 답했다. 25%는 예산 이하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해준다고 답했고 22%는 생산성 향상을 꼽았다. PMO를 통한 프로젝트 당 비용 절감률은 전체 프로젝트의 15%로 평균 41만1000달러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사 PMO가 주는 효과 <On time=프로젝트 시간 준수, On budget=프로젝트 예산 준수, Scope creep=프로젝트 범위 초과, Met goals/intent=프로젝트 목적 달성, Increase in projects that meet goals=목적 달성하는 프로젝트의 증가 / 파란색=전체 조직에 PMO를 운영하는 조직, 녹색=대부분 조직에 PMO를 운영하는 조직, 빨간색=일부 조직에 PMO를 운영하는 조직, 노란색=전체 조직에 PMO를 사용하지 않는 조직 / 자료:미국 프로젝트관리조직(PMI)

전사 PMO가 주는 효과

 

기업들은 PMO가 단순히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조직 전체의 성과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응답 기업 중 31%가 고객 만족도와 조직성과 향상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가 답했다.

◇큰 조직일수록 PMO 필요=이번 조사는 PMO를 일반적이고 상시적 조직으로 운영하는 게 전체 조직의 성과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기업들은 PMO가 예산 절감과 제품 적시 출시, 목표 달성에도 크게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루이스 그단스키 미국 프로젝트관리협회(PMI) 부회장은 이달 초 서울에서 열린 `PMO 미래를 위한 글로벌 콘퍼런스 2012`에서 “PMO는 단일 프로젝트 관리뿐만 아니라 조직 간 정보를 공유하고 인력을 교육하며 부문별 기능을 통합하는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그는 조직 규모가 크면 클수록 PMO가 큰 힘을 발휘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대표적 PMO 운영사례는 이탈리아 제조기업 코마우다. 이 회사는 13개국에 걸쳐 24개 지사에 1만4000명이 근무하고 있다. 대륙별로 다른 문화로 인해 효과적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회사다. 이를 위해 코마우가 선택한 것이 바로 대륙별 PMO 운영이다.

코마우는 2008년 1명의 프로젝트관리전문가(PMP)를 운영했지만 2010년 90명으로 늘렸고 올해는 102명의 PMP가 활동하고 있다. 아시아,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유럽 등 4개 대륙에서 PMP가 주축이 된 PMO를 운영하며 이질적 문화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코마우는 대륙 간 PMO를 연계하는 단일 네트워크와 PMO를 구축했다. 단일 방법론을 기반으로 고유 프로세스를 만들었고 대륙간 명확한 룰을 정립했다. 그 결과 문화적 이질감에 따른 문제점이 대폭 해결됐으며 프로젝트 성과 역시 높아졌다.

또 다른 사례는 IBM이다. IBM은 프로젝트 관리를 위한 조직인 `PM 센터 오브 엑설런스(CoE)`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외부에서 조직원들을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기업 변화에 대한 대응방안을 연구하도록 했다. PM CoE는 단일 프로젝트에만 관여하는 게 아니라 여러 프로젝트를 조율하고 이를 기반으로 신규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그단스키 부회장은 이를 `전략적 PMO`라고 소개했다.

타타컨설턴티서비스는 전문적인 프로젝트 관리를 기업 운영의 주요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 회사에는 자격증을 갖춘 2500명 이상의 PMP가 활동한다. 이들은 프로젝트 비용과 시간을 줄이고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단스키 박사는 “PMO는 기업 내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프로젝트의 통일성과 일관성을 가져온다”며 “PMO를 운영하지 않는 조직과 운영하는 조직은 성과 면에서 실질적인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그는 PMO는 IT인프라의 하나가 아니라 기업 목적 달성을 위한 중요한 도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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